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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다시 태어나면, 양궁 절대 안 합니다" 모든 걸 쏟아부은 기보배, 27년 선수 생활 '마침표'

“활시위는 제가 당겼지만, 과녁의 명중은 모든 분들의 덕분이었습니다.”올림픽 2회 연속 금메달리스트 김보배(36)가 27년간 들었던 활을 내려놓는다. 기보배는 국민들과 스승, 선·후배,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한편 양궁의 생활체육화에 앞장서고 싶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시 태어나도 양궁을 하겠냐는 질문엔 “절대 안 한다”며 웃어 보였다.기보배는 1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997년 처음 활을 잡고 27년 동안 이어온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려고 한다”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기자회견문을 읽는 도중 눈물을 쏟기도 했다. 특히 가족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할 때마다 감정을 추스르느라 애쓰는 모습이었다.기보배는 “지금까지 이뤄낸 모든 성과들은 국민 여러분들의 응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생각한다. 스승님과 선·후배, 동료들과 대한양궁협회, 무엇보다 늘 헌신과 봉사로 힘을 줬던 가족들에게도 큰 감사를 전한다. 과녁의 명중은 모든 분들의 덕분이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했다.그는 “지난해 힘들게 태극마크를 달았고 파리 올림픽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과연 리우나 런던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후배들이 잘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후배들이 잘 해낼 거라고 믿고 물러 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선수 생활을 돌아본 기보배는 가장 영광스러운 장면으로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 결승을 꼽았다. 그는 “런던 개인전 결승, 마지막 슛오프 한 발을 쐈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힘든 과정이고 힘든 순간이었지만 금메달로 성과가 잘 이어졌다”며 “제 양궁 인생의 큰 반환점이 된 화살이었다”고 했다.반대로 기보배는 “매 순간 최선을 다했지만, 그래도 아쉬운 순간이 있다면 장혜진과의 2016년 리우 올림픽 4강이었다. 아무래도 2연패를 기대하는 분들도 많았고, 저도 2연패에 대한 꿈이 컸다. 그 문턱에서 제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고 웃어 보였다.선수 시절 그는 올림픽 금메달 2개 등 국내·외 대회에서 따낸 금메달만 94개, 여기에 은메달 50개와 동메달 43개. 그야말로 성공적인 선수 생활을 보냈다. 그러나 기보배는 “다시 태어나면 양궁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건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긴장감 속에 살아가야 되는 게 너무 힘들었고, 항상 무한경쟁 속에서 목표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도 싫었다. 대신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했다.기자회견 내내 기보배의 ‘눈물 포인트’는 가족들이었다. 그는 남편 성민수 씨와 딸 제인양 등 가족들에게는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하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기보배는 “지난 2018년 임신 2개월 차에 접어들었을 때, 비를 맞으며 활시위를 당기던 때가 생각난다. 종별선수권대회였는데 1등을 했다. 출산 이후에 출전했던 2021년 올림픽제패기념 회장기대회에서도 1등을 했다. 그때 받은 국내대회 메달이 올림픽만큼이나 값진 메달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이어 “하지만 양궁선수를 엄마로 둔 딸은 한창 응석을 부릴 나이에 엄마의 곁을 떠나서 지내야만 했다. 주말에만 만나는 엄마와 떨어지기 싫다며 펑펑 울던 아이의 모습이 떠오른다”며 눈물을 훔쳤다. 기보배는 “고사리 같은 어린 딸의 손을 뿌리치고 광주행 기차에 몸을 실었을 때의 먹먹한 기억은 지금도 제 가슴을 때린다. 남편은 제 훈련을 위해 육아휴직을 ㅁ다하지 않았다. 이러한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에 저는 지난해 국가대표에도 선발되는 등 은퇴하는 순간까지 최고의 기량을 지켜온 것 같다. 이제는 아이의 엄마와 아내로서의 역할도 잊지 않겠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더 보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선수 은퇴 후 여정도 밑그림을 그려가기 시작했다. 아직 계획이 구체화되진 않았으나, 양궁 종목이 더 널리 알려져 국민들이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싶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지도자의 길 등 엘리트 체육보다는 생활 체육에 대한 목표를 안고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겠다는 것이다. 이미 그는 2년 전 체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등 미래를 위한 준비도 병행해 왔다.기보배는 “그간 받은 넘치는 국민적인 사랑과 관심을 이제 여러분께 돌려드리고 싶다. 그게 제가 남은 여생을 살아가는 길이고, 저를 응원해 준 모든 분들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양궁의 생활체육화에 앞장서고 싶다. 생활체육 발전에 도움이 되고, 양궁의 우수함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다면 어떠한 일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우리 양궁이 항상 올림픽 시즌에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아쉬움이 남았다. 기회가 닿는다면 누구나 양궁을 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양궁이 올림픽에서만 사랑받는 운동이 아닌 일상에서도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할 것”이라며 “아직까지는 양궁의 저변 확대가 많이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양궁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차근차근 하나씩, 많은 조언을 얻어가면서 준비해 보도록 하겠다”고 했다.자신처럼 ‘엄마 선수’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 이 길을 계획 중인 선수들에게도 응원의 말을 더했다. 그는 “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언니들을 보면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를 했다”며 “국내 대회에 나가면 나이가 가장 많았는데, 선수들이 저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허투루 뛰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엄마로서 운동하는 게 팀에 피해를 준다는 생각보다는 후배들한테 귀감이 될 수도 있고, 발전을 보여줄 수도 있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기보배는 지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인전·단체전 2관왕, 2016년 리우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2015년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혼성단체전 2관왕 등도 달성했다. 이날 기보배는 선수 생활 27년을 기념해 순금 27돈으로 제작한 금메달을 가족들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고, 대한양궁협회가 준비한 꽃다발 등도 받았다.다음은 기보배 은퇴 기자회견 일문일답. - 은퇴한 선수들은 아쉬운 점들을 가지고 있더라. 선수 생활 가장 아쉬웠던 순간을 돌아보자면.“항상 매 순간 모든 경기에 임했을 때 마음가짐은 '내 안에 모든 걸 쏟아내라. 후회하지 않는 땀'이었다. 많은 대회에 참가했지만 큰 아쉬움은 없었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장혜진과 격돌했던 지난 리우 올림픽 4강이었다. 아무래도 2연패를 기대하시는 분들이 있었고, 저도 꿈이 컸기 때문에 그 문턱에서 제 자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반대로 가장 영광스러운 한 장면을 꼽는다면.“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아무래도 런던 올림픽 마지막 슛오프 한 발을 쐈을 때가 아닐까 생각한다. 제 인생이 어떻게 달라지느냐가 걸렸던 한 발이었기 때문이다. 힘든 과정이고 힘든 순간이었지만, 금메달로 성과가 잘 이어졌다. 제 양궁 인생에 있어서 큰 반환점이 된 화살이다. 그때 그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도 통과해서 이번 파리 올림픽도 도전할 줄 알았다. 최고의 순간에 물러나겠다는 말을 하긴 했지만, 어떻게 은퇴를 결심하게 됐는지 궁금하다.“지난 2012년과 2016년, 두 번의 올림픽을 나갔다. 양궁에서 올림픽을 나가는 건 상상할 수 없는 고충과 힘듦이 동반된다. 물론 지난해 힘들게 태극마크를 달았고, 사실 올림픽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제가 과연 리우 때나 런던 때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도 들었다. 제 모교 후배이기도 한 안산 선수가 잘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제 뒤를 이어 줄 후배들을 생각하면서 잘 해낼 거라고 믿고 물러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파리 올림픽까지도 생각을 해봤지만, 사실 대한민국 양궁 대표로 선발되는 것조차도 어려운 문턱이다. 여기에 만족하고 활을 내려놔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 기자회견문을 통해 양궁의 생활체육화에 앞장서고 싶다는 말을 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해 줄 수 있는 게 있나.“대학교 강의를 다니면서 학생들에게 양궁을 알리고 있다. 유소년이나 꿈나무들이 기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는 기회들이 많지 않은 것 같았다. 일반인과 꿈나무 학생들이 양궁을 즐겁게 펼칠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보고 싶은 계획이 있다.”- 2세 선수들의 활약이 많다. 딸이 양궁이나 다른 운동을 한다고 하면 시킬 생각이 있나.“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그동안 양궁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은 절대 시키고 싶지 않다고 말을 했다. 그런데 전국체전을 마치고 지난해 10월부터 다섯 달 가까이 지내봤다. 딸이 나 못지않게 승부욕이 많은 것 같다(웃음). 뭘 해도 잘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본인이 하고 싶어 한다면, 양궁이든 다른 종목이든 시켜보고 싶은 의향이 있다.”- 곧 파리 올림픽이 다가온다. 올림픽에서 활약하게 될 후배들에게 조언을 남긴다면.“파리올림픽에서 단체전 10연패 도전을 앞두고 있다. 제가 7연패, 8연패를 각각 달성했다. 중압감과 부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무거웠다. 8연패를 달성하고 나서 9연패에 도전하는 우리 후배들이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진나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했던 후배들을 모습을 보면서 이번 올림픽 준비만 잘한다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뒤에서 후배들 묵묵하게 응원하고 있겠다. 올림픽에서 해설위원으로도 생생하게 소식을 전해드리겠다.”- 요즘 엄마 선수들이 많아지고 있다. 기보배 선수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육아도, 공부도 했다. 엄마 선수로서 살아간 게 어떤 의미인가. 그런 후배들에게 해줄 조언이 있다면.“시대가 많이 바뀐 것 같다. 내가 어렸을 때 언니들을 보면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은퇴들을 했다. 아마 소속팀에서도 경기를 뛰면서 육아와 공부를 하는 선수를 좋아하진 않을 거다. 힘든 만큼 보람도 있는 것 같다. 제가 국내 대회에 나가면 나이가 가장 많았는데, 선수들이 저를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 ‘언니처럼 되고 싶다’는 말을 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허투루 뛰면 안 된다는 마음가짐이 생겼다. 저를 비롯해 다른 종목에서도 엄마로서 운동하고 있는 선수들이 팀에 피해를 준다는 생각보다는 후배들한테 귀감이 될 수 있는 선수, 발전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 선수들 입장에선 경쟁자의 은퇴다. 은퇴를 알렸을 때 기뻐했던 후배가 있나.“광주시청 선수들은 많은 아쉬움을 전했다. 모교에서 선수하고 있는 후배들, 최미선 선수 등도 그랬다. 제가 졸업했다고 해서 학교에 발길을 끊은 게 아니었다. 학교를 친정처럼 찾아갔다. 띠동갑 넘게 차이나는 후배들에게도 정감 있게 대했던 게 후배들이 친근함을 많이 느꼈던 것 같다. 기뻐한 후배들보다 축하한다, 고생했다는 말들을 많이 해줬다.”- 다시 태어나도 양궁을 할 생각인가.“다시 태어나면, 양궁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 기량이 좋은 선수들이 너무 많다. 그 안에서 살아남는 거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다. 긴장감 속에 살아가야 되는 게 너무 힘들었다. 항상 무한경쟁 속에서 내 목표를 꼭 이뤄야 한다는 부담감도 싫었다. 모든 것이 대한민국 양궁 선수로 살아가는 건 힘든 것 같다. 대신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양궁을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그대로일 거라고 생각한다.”- 지도자에 대한 꿈은 없나.“엘리트 체육보다 생활 체육에 더 관심이 많다. 우선은 우리 양궁이 항상 올림픽 시즌에만 반짝 관심을 받는 게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생활 체육에서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실천하고 싶다.”- 생활 체육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은. ‘기보배 양궁클럽’ 같은 것인지.“기보배 양궁클럽, 기보배 아카데미 이런 것도 생각했었다. 그런 것들을 해보려고 생각을 해보니 아직까지 양궁의 저변 확대가 많이 안 되어 있는 것 같았다. 양궁을 알리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차근차근 하나씩, 많은 조언을 얻어가면서 준비해 보도록 하겠다.”프레스센터=김명석 기자 2024.02.14 16:53
프로야구

[2023년 국내 10대 뉴스] LG 트윈스, 29년 만에 우승...손흥민은 유럽 무대 200호골

2023년도 스포츠 현장에선 환희와 감동의 순간이 쏟아졌다. 특히 세계 무대를 누비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빛낸 선수들이 유독 많았다. 야구·축구 등 인기 종목뿐 아니라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던 종목에서도 새로운 스타가 등장하며 황금기 진입을 예고했다. 경기 침체로 가라앉은 국민에게 자부심을 안기고 활력을 불어넣었다. 국내 프로 리그에서도 그 어느 해보다 흥미로운 경쟁이 펼쳐졌다. 오랜 기다림 끝에 쾌거를 이룬 팀도, 결코 맞이하고 싶지 않았던 실패를 겪은 팀도 있다. 본지가 2023년 국내 스포츠를 돌아본다. 프로야구 LG, 29년 만에 통합 우승 KBO리그 대표 인기팀 LG 트윈스는 숙원을 이뤘다. 2023 정규시즌, 86승 2무 56패로 1위에 오른 뒤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KS)에서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통산 3번째이자, 1994년 이후 29년 만에 KS 정상에 올랐다. 1차전에선 패했지만, 2·3차전에선 각각 박동원과 오지환이 경기 후반 극적인 역전 홈런을 치며 시리즈 승기를 잡았다. '캡틴' 오지환은 구본무 전 LG 그룹 회장이 "다음 KS 최우수선수(MVP)에게 주겠다"라며 남긴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이를 다시 구단 사료실에 기증하며 미담을 만들었다. LG팬 염원을 이룬 사령탑 염경엽 감독은 비로소 '우승 감독'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손흥민, EPL 통산 100호-유럽 무대 200호골 한국 스포츠 '넘버원 아이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활약은 여전했다. 그는 지난 4월 8일 브라이튼전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진출 통산 100호 득점을 해냈다. 역대 34번째 대기록이었다. 올 시즌(2023~24) EPL 7라운드였던 10월 1일 리버풀전에서는 유럽 무대 통산 200호 골까지 기록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토트넘의 캡틴을 맡았다. 함께 공격을 책임졌던 해리 케인이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이전보다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며 리그에서만 11골을 넣었다. 김하성, 아시아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메이저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내야 여러 포지션에서 빼어난 수비 능력을 보여주며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로 선정됐다. 포지션별 가장 뛰어난 수비력을 보여준 선수를 뽑는 이 상을 아시아 내야수가 수상한 건 김하성이 처음이다. 빅리그 3년 차를 맞이한 그는 공격력도 한층 나아진 모습을 보여줬다. 정규시즌 타율(0.260) 홈런(17개) 도루(38개)를 기록하며 빅리그 커리어하이를 해냈다. '셔틀콕 여제' 등극한 안세영미완의 대기였던 안세영은 올해 기량이 만개하며 배드민턴 여자단식 최강자로 올라섰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주최 대회에서만 10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지난 3월, '배드민턴의 윔블던'으로 불리는 전영오픈에서 방수현(은퇴) 이후 27년 만에 우승했고, 8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단식 부문 정상에 올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결승전에서는 무릎 부상을 당하고도 투혼을 발휘하며 라이벌 천위페이(중국)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지난 11일 BWF 올해의 여자 선수로 선정됐다. 김민재 뮌헨, 이강인 PSG…빅클럽 누볐다 축구팬은 빅클럽에서 주전으로 뛰는 한국 선수들의 활약에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7월 미드필더 이강인이 프랑스 리그1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에 입단했다. 그가 세계적인 공격수 킬리안 음파베(프랑스)와 호흡을 맞추는 모습만으로 화제를 모았다.'철벽 수비수' 김민재도 7월, 역대 아시아 선수 최고 이적료(5000만 유로·710억원)를 기록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두 선수는 축구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22일(한국시간) 선정한 리그1과 분데스리가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정후, 1억1300만 달러에 샌프란시스코와 계약 KBO리그 아이콘 이정후는 어린 시절부터 꿈꿨던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6년 총액 1억1300만 달러(1483억원)에 계약했다.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으로 MLB에 진출한 아시아 야수 중 최고액이었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뛴 7시즌(2017~2023) 통산 타율 0.340을 기록,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2022시즌엔 타격 5관왕에 오르며 MVP까지 받았다. KBO리그 넘버원 타자를 향한 MLB 팀들의 관심은 나날이 커졌다. 이정후는 한국 야구 자존심을 지키며 화려하게 빅리그에 입성했다. 황선우·김우민, 국제대회 쾌거…한국 수영 황금기 한국 수영은 2023년 역대 가장 빼어난 성과를 남기며 2024 파리 올림픽 기대감을 높였다. 7월 열린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 신기록만 8개를 경신했다. 에이스 황선우는 자유형 200m 결승에서 한국 신기록(1분44초42)으로 동메달을 차지하며 지난해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했다. 항저우 AG에선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이 3관왕(자유형 400·800m, 남자 계영 800m)에 오르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한국 수영은 AG에서 메달 22개(금6·은6·동10)를 수확했다. 아시아 맹주 자존심 지킨 한국 야구·축구황선홍 감독이 이끈 한국 축구는 항저우 AG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 역대 최초로 3연패를 해냈다. 최다 우승 기록도 6회로 늘렸다. 총 7경기에서 27득점하는 동안 3실점만 기록했다. 한일전으로 열린 결승전에서는 정우영과 조영욱이 득점하며 2-1 승리를 거뒀다.류중일 감독이 이끈 야구 AG 대표팀도 결승전에서 대만에 스코어 2-0으로 승리, 대회 4연패를 해냈다.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1라운드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은 한국 야구는 젊은 선수들로 구성된 AG 대표팀이 자존심을 지키며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높이뛰기 우상혁,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첫 우승'스마일 점퍼' 우상혁은 한국 육상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9월 17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 필드에서 열린 2023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 남자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5를 넘어 정상에 올랐다. 2020 도쿄 올림픽 4위, 세계실내선수권 우승에 이어 또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올해 2월 부비동염 수술 후유증으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023년을 잘 마무리했다. 울산 현대, K리그1 2연패…명문 수원 삼성 강등프로축구 명문 팀 희비가 엇갈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끈 울산 현대는 10월 29일 열린 대구FC와의 K리그1 2023 파이널A 35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잔여 3경기를 남겨두고 챔피언에 올랐다. 17년 만에 정상에 오른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우승. 반면 수원 삼성은 12월 2일 열린 파이널B 38라운드(최종전)에서 강원FC와 0-0으로 비겨 창단 후 처음으로 2부로 강등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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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 정영식, 끝내 눈물 보인 공식 은퇴식..."선수 경험 살려 한국 탁구에 기여하겠다"

한국 남자탁구 대표팀의 간판 스타였던 정영식(31·미래에셋증권)의 은퇴식이 14일 열렸다. 제77회 신한SOL 전국남녀종합탁구선수권대회가 한창인 당진실내체육관에 마련된 은퇴식에는 대한탁구협회와 소속팀 관계자들, 선·후배 선수들, 정영식팬클럽 회원들까지 수많은 탁구인들이 함께했다. 아들을 탁구선수로 이끈 부모님 정해철·노순덕 씨도 현장을 찾아 뜻 깊은 감격을 함께했다. 정영식은 오랫동안 한국 남자탁구를 견인해온 주인공이다. 선수를 꿈꿨던 부친을 따라 일찍부터 라켓을 잡은 그는 빠른 성장으로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거쳤다. 고등학생이던 2007년부터 이미 성인대표팀에 합류해 약 12년간 붙박이로 맹활약했다. 대표선수로서 정영식은 2015년 코리아오픈 3관왕, 2018, 19 호주오픈 2연패 등 ITTF 월드투어를 다수 석권했으며, 2011년부터 꾸준히 출전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는 2016, 2018년 한국의 연속 4강에 기여했다. 2018년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단체전 연속 은메달 기록을 이었고, 2016 리우,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한국탁구를 대표했다.복식 스페셜리스트로서도 각종 대회에서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먼저 은퇴한 김민석과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2011년 로테르담세계선수권, 2015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 아직도 현역에서 뛰는 선배 이상수와 함께 2015년 아시아선수권 은메달, 2016년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 우승, 2017년 세계선수권 동메달, 2018년 월드투어 3관왕 등 숱한 전적을 쌓았다. 훤칠한 외모로 정영식은 국제적으로도 수많은 팬을 거느린 선수였다. 2017년 2월에는 생애 최고 랭킹인 7위에 랭크되며 세계에서 통하는 실력을 과시했다.같은 기간 국내 대회에서도 정영식은 단연 최고 선수였다. 결산무대인 종합선수권대회만 보더라도 2012년, 2014년, 2016년 세 번이나 단식 챔피언에 올랐다. 대통령기, 전국종별, 실업챔피언전 등에서 획득한 타이틀 숫자는 합산이 곤란할 정도다.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의 활약을 토대로 정영식은 2012년과 2016년 대한탁구협회 선정 MVP를 두 번이나 수상했으며, 최근인 2022년 KTTA 어워즈에서는 남자탁구 인기상을 수상하는 등 선수생활 말미에도 식지 않은 인기를 자랑했다.이 날 은퇴식에서 소속팀 미래에셋증권의 후배 선수들이 누구보다 성실했던 선배에게 별도의 영상으로 존경을 표했다. 아직 현역에서 뛰고 있는 이상수(삼성생명)와 서효원(한국마사회) 등 선배 선수들, 그리고 소속팀 미래에셋증권의 총감독인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도 같은 영상에서 현역을 떠나는 정영식을 격려했다. 모두들 “모범적인 선수생활로 동료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를 보여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표했으며 “새로운 탁구인생을 응원”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대한탁구협회와 한국실업탁구연맹도 현역 생활을 마감한 정영식에게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대한탁구협회는 국가대표로서의 오랜 활약에 대한 감사패와 함께 ‘정영식 선수’의 상징적인 파이팅이 담긴 사진액자를 제작해 은퇴식을 기념했다. 감사패는 현 소속팀 총감독이기도 한 김택수 부회장이, 액자는 종합대회 개최지인 충남탁구협회 오원태 회장이 전했다. 탁구 전문지 월간탁구 또한 정영식의 실업무대 첫 우승 당시 모습과 사인볼을 별도 선물로 전했다. 실업연맹을 대표한 유남규 남자국가대표팀 훈련단장(한국거래소 감독)과 개최지 당진시의 오성환 시장도 현장에 나와 꽃다발을 전하며 정영식의 마무리와 새 출발을 축하했다.정영식은 마이크를 잡고 은퇴 소감을 전했다. “뜻 깊은 자리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 선수생활 힘든 일도, 기쁜 일도 많았는데 늘 이렇게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버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공식적으로 선수생활을 접지만 탁구계에서 할 일은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한다. 선수생활의 경험을 살려 한국탁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노력하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그리고 “선수로서의 생활이 쉽지 않고 늘 많은 부담을 안게 되는데, 이렇게 계속해서 열심히 뛰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다. 현역은 떠나지만 동료로서 함께하면서 늘 응원하겠다…”며 은퇴의 변을 전하던 정영식은 끝까지 말을 맺지 못하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이은경 기자 2023.12.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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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국가대표, 마닐라 아시아 선수권대회 위해 출국…세계선수권 출전권 목표

리듬체조 국가대표 선수단이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제19회 리듬체조 주니어 및 제14회 리듬체조 시니어 아시아 선수권대회' 참가를 위해 출국했다.대한체조협회 "오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나흘간 필리핀 마닐라(Ninoy Aquino Stadium)에서 개최되는 '제19회 리듬체조 주니어 및 제14회 리듬체조 시니어 아시아선수권대회'에 한국 선수단을 파견한다"고 29일 전했다.2023년 3월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리듬체조 국제대회 파견대표 선발전을 통해 선발된 선수단은 아시아 리듬체조 강국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본 대회에 출격한다. 시니어 선수단 중 개인 종목에 출전하는 국내 랭킹 1~3위 손지인·김주원·하수이는 이번 대회를 통해 오는 8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 확보에 이어 20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는 티켓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시니어 대회에는 개인 21개국 80여명, 그룹 18개국 9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협회는 "우리 선수단은 각종 국제대회에 참가하여 탄탄한 국제대회 경험을 쌓고 있는 개인경기 3명의 참가 선수들과 더불어 이윤주·이은제·박도경·전가은·임수진·얀예가째리나가 그룹경기에 출전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주니어대회에는 개인 15개국 60여명 그룹 9개국 5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개인경기에는 떠오르는 신예 김다은, 박서현이 나선다. 그룹경기에는 오산스포츠클럽팀(정다윤·박수연·원서진·백서연·김선재)이 출전한다. 협회는 "한국 선수단은 < 주니어 > 종목별 메달 획득, < 시니어 > 개인 선수단 세계선수권 출전권 3장 획득, 그룹 선수단 그룹종합, 종목별 메달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끝으로 "한국 리듬체조는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강국으로 자리매김함으로서 궁극적으로는 2024년 파리 올림픽 출전권 최종 획득이라는 목표를 향해 전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중 기자 2023.05.29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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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싱 샛별’ 신민채, 亞유·청소년 펜싱선수권대회 금메달 쾌거

펜싱계에 샛별이 나타났다. 지난 2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3 아시아 유소년·청소년 펜싱 선수권 대회에서 플뢰레 종목에 출전한 우리나라의 신민채 선수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2023 펜싱 유소년 국가대표 선발전 플뢰레 1위로 선발된 신민채(서울 중경고) 선수는 플뢰레 여자 개인전 본선에 진출, 32강에서 이란 선수를 15대 9로 꺾으며 16강에 올랐다.16강에서는 중국 선수를 만나 15 대 13까지 가는 힘겨운 경기 끝에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어 8강에서 카자흐스탄 선수를 15 대 8로 누르는 기염을 토하며 4강에 안착했다.준결승에서는 또다시 중국 선수와의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15 대 13으로 격파했다. 대망의 결승에서는 홍콩 선수와 접전을 벌여 15 대 12의 승부를 가르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날 에뻬 종목에서 남자 개인전에 출전한 남호현(충북체육고) 선수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거두었고, 김민찬(강원체육중)도 사브르 개인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해 ‘펜싱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신민채 선수는 “함께 출전한 선수들과 힘을 모아 우리나라 유소년들의 펜싱 수준을 세계 속에 알리게 돼 기쁘고 영광스럽다”며 “앞으로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울 중경고의 고종환 수석코치와 두화정 코치는 “지난 2023유소년 국가대표 선발전에 이어 빠듯한 일정에도 휴식 없이 이번 대회를 위해 열심히 훈련에 임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며 “이달 말 예정된 2023전국 중·고 연맹 회장배 대회에서도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2023 아시아 유소년 청소년 펜싱 선수권 대회는 오는 9일까지 열리며 아시아 유소년 청소년 국가대표 모든 선수들이 참가해 경합을 벌이고 있다. 2023.03.0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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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우 등 계영대표팀, 호주서 AG 금 담금질 들어간다

남자 계영 800m 쇼트코스(25m) 세계 4위에 빛나는 한국 수영이 아시안게임 첫 단체전 금메달을 위한 도전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대한수영연맹(회장 정창훈)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꾸려온 대표팀 내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을 올해도 호주로 파견해 2차 국외훈련을 시행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11월 5일 열린 2023 수영(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남자 자유형 200m 결승 1위부터 4위에 오른 황선우(강원도청), 이호준(대구광역시청), 김우민과 양재훈(이상 강원도청)이 2023시즌 아시안게임 단체전 대비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으로 확정되었다.넷은 이미 지난 12월,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16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25m) 남자 계영 800m 결승에 황선우-김우민-이호준-양재훈 순으로 호흡을 맞춰 6분49초67의 한국기록을 새로 쓰고,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단체전 사상 최고 성적인 4위에 오른 바 있다.이들과 전동현 대표팀 지도자, 박지훈 트레이너까지 6명은 8일 호주 골드 코스트로 떠나 35일간 호주 경영 대표팀 지도자 출신 리차드 스칼스와 마이애미 수영클럽에서 특훈에 돌입한다. 스칼스 코치는 2015 카잔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100m 은메달리스트 캐머런 매커보이와 2022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 일라이자 위닝턴의 스승으로, 연맹은 특히 단·중거리 자유형에 특화된 그의 지도력을 높이 사 이번 특훈을 스칼스와 추진하게 되었다. 스칼스는 “멜버른 쇼트코스 세계선수권에서 매우 인상적이었던 네 선수와 함께 특별한 경험을 앞두고 있어 기대된다”라며 “최근 주목받고 있는 한국 수영이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도록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대한민국의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 단체전 최고 성적은 1994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지상준, 우철, 우원기, 방승훈이 합작한 계영 800m 은메달이다.아시안게임 대비 특별전략 육성선수단은 2차 국외훈련을 위해 8일 호주로 출국하고 35일간의 전지훈련을 소화한 뒤 3월 15일 귀국, 25일부터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리는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 2023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에 출전한다. 이은경 기자 2023.02.06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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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유도 세계선수권 금메달리스트가 우즈베크 무술에 빠진 이유

“저는 전 유도 국가대표 김민규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대한민국 쿠라쉬 국가대표입니다.” 쿠라쉬가 뭐지? 전 유도 국가대표 김민규(40) 선수와 처음 만났을 때는 머릿속이 복잡했다. 쿠라쉬라는 종목에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급하게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본 바로 쿠라쉬는 우즈베키스탄 전통 무예다. 유도와 비슷한 도복을 입고 서서 상대를 넘어뜨리면 이기는 종목이다. 쿠라쉬는 우즈베크어로 ‘정당한 방법으로 목표에 도달한다’라는 뜻이다. 유도와 가장 큰 차이점은 상대를 메치는 것만 허락된다는 점이다. 상대편 등을 바닥에 닿게 하면 유도 한판처럼 그대로 경기가 끝난다. 배, 옆구리, 엉덩이 등이 바닥에 닿으면 점수를 얻는다. 한국에선 생소하지만 쿠라쉬는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자 4종목, 여자 3종목 등 총 7종목이 열렸다. 금메달 7개 가운데 5개를 우즈베키스탄이 휩쓸었다. 종주국인 우즈베키스탄을 비롯해 이란, 몽골, 아프가니스탄, 타지키스탄 등이 이 종목 강국이다. 심지어 '스탄 국가'들은 유도 선수들이 쿠라쉬를 병행하거나, 쿠라쉬 선수가 유도로 넘어오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다시 김민규에게 시선을 돌려본다. 그는 한국 유도에서 이름을 날렸던 선수다. 2001년부터 수년간 유도 국가대표 선수로 주목받았다. 2005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렸던 유도 세계선수권에선 멋진 한판승으로 한국 대표팀의 단체전 금메달을 이끌었다. 당시 정부경, 김재범, 황희태 등 쟁쟁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07년과 2009년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도 각각 은메달을 획득했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는 참가하지 못했다. 이를 악물고 뼈를 깎는 노력을 했지만 그의 앞에 큰 산이 놓여 있었다. 김재범이었다. 김민규의 체급 81㎏ 이하급은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김재범 천하'였다. 김재범은 이 체급에서 2012 런던올림픽 금메달, 2008 베이징 올림픽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세계선수권대회도 금메달 2개(2010, 2011), 동메달 1개를 따냈고 2010년과 2014년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차지했다. 김민규는 국내 대회에서 여러 차례 김재범을 이겼다. 한판으로 꺾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번번이 패했다. 김민규의 당시 수식어는 ‘김재범의 라이벌’인 동시에 ‘만년 2인자’였다. “김재범 선수가 73㎏ 이하급이었던 2005년 카이로 세계선수권대회에 같이 나간 적도 있죠. 하지만 김재범 선수가 81㎏급으로 체급을 올리고 나선 저에게 기회가 오지 않더라고요. 왜 난 안될까 좌절도 조금 했고요. 하지만 결국 제가 부족하기 때문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요.” 김민규는 2014년 유도선수를 그만뒀다. 유도가 지긋지긋해서 은퇴 후 잠시 유도와 상관없는 일을 했다. 하지만 결국 유도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 대한 아쉬움이 너무 컸다. 자꾸 단념하려 해도 단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어느 날 후배로부터 쿠라쉬라는 종목이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이게 유도랑 비슷하다고 하더라구요. 당시 유도 도장을 운영하면서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서 계속 운동을 하고는 있었거든요.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선발전에 나섰는데 국가대표까지 됐어요. 2018년에는 세계선수권대회에도 출전해 3위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김민규의 인생에서 쿠라쉬가 '짠'하고 등장한 순간이었다. 2019년에는 삼보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역시 세계선수권대회까지 참가했다. 대한민국에서 유도, 쿠라쉬, 삼보 등 세 종목 국가대표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김민규는 현재 경기도 하남시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민앤마이노’ 유도&주짓수 체육관을 운영하며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최근 유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국 12개 지점을 가진 프랜차이즈로 발전했다. “원래는 프랜차이즈를 할 생각까진 없었어요. 그런데 후배들이 유도를 그만두고 할 게없는 거예요. 심지어 안 좋은 길로 빠지는 경우도 있었고요. 유도를 일반인들에게 널리 보급하는 동시에 후배들에게 뭔가 새로운 길을 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프랜차이즈를 시작했는데 다행히 잘 되고 있습니다.” 지도자로, 사업가로 바쁜 와중에서도 쿠라쉬에 대한 열정은 꺼지지 않았다. 올해 5월에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 90㎏급에서 우승하면서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올해 열릴 예정이었던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는 바람에 아시안게임 꿈은 잠시 뒤로 미뤘다. 하지만 마흔 살을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국가대표의 꿈은 불타고 있다. “솔직히 나이도 먹고 은퇴한 지 시간이 많이 지나 체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떨 땐 내가 뭐 하는 건가싶기도 하고요. 우즈베키스탄 같은 나라는 힘이 넘치는 젊은 선수들이 나오니까 벅차다는 느낌도 받아요. 하지만 제가 체육관에서 지도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습니다. 태극마크를 단 국가대표다운 실력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비록 종목은 바뀌었지만,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 나가 꼭 메달의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2022.11.1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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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댄스 '천의 얼굴' 임해나...한국 피겨 빛낼 대형 유망주

‘피겨 여왕’ 김연아(32) 이후 한국 피겨가 다시 한번 세계 정상을 노릴 만한 스타를 배출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희망을 줄 만한 재목이 등장했다. 아이스댄스 주니어 선수인 임해나(18)다. 임해나는 예콴(21·캐나다)과 짝을 이뤄 지난달 프랑스 쿠르슈벨에서 열린 2022~23 국제빙상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1차 대회 아이스댄스에서 우승했다. 한국 피겨 주니어와 시니어를 통틀어 ISU 주관 국제대회에서 아이스댄스 부문 우승자가 나온 건 처음이었다. 임해나는 부모가 모두 한국 출신으로, 캐나다 노스요크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랐다. 캐나다와 한국 이중국적을 갖고 있다. 예콴은 아이슬란드 태생의 중국계다. 둘은 캐나다의 명문 스케이트 클럽인 몬트리올 아이스 아카데미에서 만나 파트너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ISU 주관 대회에서 피겨 스케이팅 페어와 아이스댄스는 두 명 중 한 명의 국적으로 대표할 나라를 선택할 수 있다. 임해나-예콴은 2021~22시즌부터 한국 대표로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 임해나-예콴은 지난해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 피겨 스케이팅 역사상 첫 ISU 대회 아이스댄스 부문 입상이었다. 이번에 우승한 대회와 같은 대회였다. 두 대회 결과를 비교해보면 이들이 1년 사이에 얼마나 눈부신 발전을 이뤘는지 확인할 수 있다. ━ 스케이팅 기술·호흡 괄목 성장 아이스댄스는 리듬댄스와 프리댄스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리듬댄스는 ISU가 시즌별로 정해주는 리듬을 테마로 한 곡을 선택해서 안무를 짜야 한다. 프리댄스는 이름 그대로 자유롭게 음악을 정한다. 임해나-예콴은 지난 시즌 프리댄스로 뮤지컬 ‘캣츠’ OST를 선택했다. 올 시즌 프리댄스는 ‘죽음의 무도’다. 과거 김연아가 여자 싱글 쇼트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쓴 적이 있는 곡이다. 지난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프리댄스에서 89.05점을 받았던 임해나-예콴은 올 시즌 같은 대회에서 99.25점을 얻어냈다. 지난해에는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남녀 선수가 나란히 서서 한발로 회전하는 스핀 동작을 똑같이 맞춰서 하는 것) 레벨3과 레벨4 연속 동작에서 실수해서 감점당했다. 반면 올해는 싱크로나이즈드 트위즐을 연속 레벨4로 설정했고, 감점 없는 완벽한 연기로 GOE(수행등급 가산점) 2.32점까지 추가로 챙겼다. 남자 선수가 여자 선수를 들어 올리는 댄스 리프트 역시 레벨4로 안정적으로 해냈다. 스텝 시퀀스와 댄스 스핀도 레벨4로 배치해 성공했다. 임해나-예콴의 이번 시즌 리듬댄스도 인상적이다. 지난 시즌 리듬댄스에서 ‘강남스타일’을 소화했던 이들은 올 시즌에는 ‘피아졸라의 사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봄’을 배경음악으로 선택해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변신했다. 힙합 또는 블루스 리듬이 주제였던 지난 시즌에는 ‘강남스타일’에 맞춰 한국 대표로 나섰다는 상징성과 재미가 있었다. 연기 역시 흥겹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힙합 리듬으로 친숙하게 다가섰다. 주니어다운 발랄함이 돋보였다. 이번 시즌 라틴 리듬이 주제로 주어지자 탱고, 그것도 아주 묵직하고 진한 느낌의 피아졸라곡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봄’을 들고 나왔다. 주니어 마지막 시즌에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깜찍한 속뜻이 엿보이는 듯하다. 임해나의 최고 장점은 바로 표현력인데, 탱고 곡에서 그 매력이 극대화됐다. 임해나는 짙은 푸른색의 깊은 슬릿이 들어간 드레스를 입고 마치 베테랑 탱고 댄서처럼 춤을 춘다. 임해나-예콴은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 리듬댄스에서 62.71점을 받아 합계 161.96점으로 우승했다. 2위 셀리나-장 푸흐노(프랑스) 조와 14.3점으로 격차가 컸다. ISU 공식 트위터는 이 대회 직후 임해나-예콴의 연기에 대해 “무결점이다!”라고 감탄하는 트윗을 올렸다. ━ 임해나의 팔색조 표현력 ‘강력한 무기’ 캐나다에 거주 중인 임해나-예콴은 대표선발전 등 한국 대회를 준비할 때 국내의 김수진-김완 코치가 지도한다. 김완 코치는 임해나의 장점을 ‘표현력’이라고 설명했다. 주니어 그랑프리 해설을 오랫동안 맡아온 테드 바튼(캐나다)은 올해 1차 대회에서 임해나의 연기를 보며 “표현력이 대단하다”고 극찬했다. 김 코치는 “피겨 스케이팅에서 기술적인 부분은 훈련과 교육으로 발전이 가능한 영역이라면, 표현력은 타고난 부분이 매우 크다. 그런데 임해나의 경우 풍부한 표정과 온몸으로 곡의 느낌을 표현하는 표현력이 아주 뛰어나다. 가르치지 않아도 이미 완성된 부분이 있다. 그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했다. 네 살 때 피겨를 시작한 임해나는 열네살 까지 여자 싱글 부문에 주로 출전했다. 이후 아이스댄스로 종목을 바꿨다. 김완 코치는 “임해나에게는 고난도 점프가 주요 요소인 싱글 종목보다 표현력이 큰 점수를 받는 아이스댄스 쪽이 잘 맞는다”면서 “한국 스포츠팬들이 아직 피겨에 대한 이해도가 깊지 않다 보니 ‘점프를 잘 못 하는 아이스댄스 선수는 싱글 선수보다 수준이 낮은 게 아니냐’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아이스댄스의 기술 요소들이 절대로 쉬운 게 아니다. 남녀 선수가 동시에 동작을 맞춰야 하고, 리프팅이나 트위즐 같은 기술 요소들은 긴 시간 고강도 훈련을 거쳐야만 수준 높은 동작을 완성할 수 있다”고 했다. 임해나와 예콴은 지난 시즌에 처음으로 호흡을 맞춰 한 시즌을 치렀고, 이번이 두 번째 시즌이다. 풍성하고 톡톡 튀는 임해나의 표현력, 탄탄하고 묵직한 예콴의 기본기는 주니어 레벨에서 최고다. 이들은 긴 시간 호흡을 맞춰온 게 아니라서 나아가야 할 길이 멀다. 바꾸어 말하면, 이들이 시니어가 된 이후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점프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은 아이스댄스는 피겨 스케이팅의 다른 종목들보다 선수 생명이 긴 편이다. 김완 코치는 “임해나의 경우 꾸준히 훈련을 거듭하면 기량의 정점이 2026년 올림픽 이후라고 보고 있다”고 자신했다. 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참가 자격에 관한 규정은 ISU 주관 대회와 조금 다르다. 올림픽에 나가려면 페어 혹은 아이스댄스에 참가하는 두 선수가 모두 같은 국적이어야 한다. 예콴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뛰기 위해서 한국 귀화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임해나는 최근 인터뷰에서 “나의 뿌리인 부모님의 나라를 대표해서 올림픽에 나가고 싶다. 예콴에게도 한국 대표로 뛰자고 했고, 고맙게도 그 제안에 응해줬다”고 했다. 임해나-예콴의 올 시즌 목표는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는 것이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해당 시즌의 ‘왕중왕전’ 성격으로, 그랑프리 시리즈를 통틀어 좋은 성적을 기록한 상위권 팀만 나갈 수 있다. 임해나-예콴은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한 경험이 없다. 이들이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가면 그 역시 한국 아이스댄스 사상 첫 기록이 된다. 임해나는 아이스댄스가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에 아이스댄스를 널리 알리는 선구자 역할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임해나-예콴 조가 시니어 세계정상의 길목이라 할 수 있는 주니어 마지막 시즌에 그랑프리 파이널, 더 나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까지 좋은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은경 기자 2022.09.26 09:57
스포츠일반

“와 신유빈이다, 이젠 배달 아저씨도 알아봐 신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 한 번 따 볼게요.” 도쿄올림픽을 통해 탁구 스타로 떠오른 신유빈(17·대한항공)의 각오는 당찼다. 신유빈은 19일 전북 무주 국민체육센터에서 끝난 2021 세계탁구선수권대회 파이널스(개인전)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선배들을 제치고 7전 전승, 1위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세계선수권 출전은 처음이다. 세계선수권은 11월 23~29일 미국 휴스턴에서 열린다. 선발전 일정을 모두 마친 신유빈은 “올림픽을 준비하고 겪으면서,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나라를 대표하니 마냥 즐길 수는 없었다. (올림픽이) 끝나면 푹 쉬고 싶었는데 곧바로 대표선발전 일정이 잡혔다. 팬들을 위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도쿄올림픽을 통해 아이돌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개인전은 3라운드에서 탈락했고 단체전도 4강에 오르지 못했다. 그래도 10대 특유의 당돌함과 활기 넘치는 모습으로 팬들 사랑을 한몸에 받았다. 급기야 ‘삐약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인기를 실감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네에서 오토바이 타고 지나가던 배달 아저씨가 뒤돌아보며 ‘와! 신유빈 선수다’라고 하더라. 신기했다”며 웃었다. 대한항공 소속인 신유빈은 올림픽이 끝난 뒤 조원태 대표이사를 만났다. 그는 조 대표에게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테니 비행기를 달라”고 했다. 한국 여자탁구 에이스의 당찬 포부에 조 대표는 대답은 못 한 채 웃음만 터트렸다고 한다. 신유빈은 최근 유튜브 방송도 시작했다. 채널을 직접 개설한 건 아니고, 한 팬이 ‘삐약유빈’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채널에는 신유빈이 보내는 브이로그(VLOG,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동영상으로 일상을 기록하는 것) 영상이 게재된다. 구독자 수가 6만을 넘었다. 수익금은 기부하기로 했다. 그는 “더 많이 기부할 수 있도록 영상을 열심히 찍겠다”고 약속했다. 올림픽을 경험하면서 신유빈은 기량 면에서도 한 뼘 더 성장했다. 그는 이번 대표 선발전에서 전보다 한결 더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그는 이번 선발전에서 모두 7경기를 치렀는데, 불과 세 세트만 내주고 전승을 거뒀다. 선발전을 지켜본 지도자들은 “올림픽을 치르면서 많이 성장했다”고 입을 모았다. 정작 그는 “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7세트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편하게 쳤다. 그런데 생각보다 경기가 일찍 끝났다. 확실히 여유가 생겼다”며 웃었다. 세계선수권까지는 석 달 남았는데, 신유빈은 이 기간 훈련보다는 휴식에 좀 더 중점을 둘 계획이다. 그는 “크고 작은 부상이 너무 많아서 당장 입원해야 할 지경이다. 무릎과 오른쪽 어깨에는 원래 염증이 좀 있었고, 발목 인대도 조금 늘어났다. 허리도 아프다”면서도 “일단 3일 정도만 쉴 수 있어도 만족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그룹 방탄소년단(BTS) 팬클럽 ‘아미’ 회원이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BTS 노래를 요즘은 잘 찾아 듣지 못할 정도다. 그는 “BTS를 향한 마음이 변한 건 아니다. (체력적으로) 그냥 좀 지쳤다. 전에는 하루면 체력이 회복됐는데, 17살이 되니 힘들다. 오래 뛰는 선배 언니들을 더 존경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21.08.20 07:58
스포츠일반

유승민 이후 첫 非중국 金...첫 탁구 금메달에 日열도 환호

일본의 탁구 복식조가 17년 동안 중국이 독점했던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일본 열도를 열광시켰다. 미즈타니 준(32)-이토 미마(20) 조는 26일 일본 도쿄체육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 쉬신-류스원(중국) 조를 세트스코어 4-3(5-11 7-11 11-8 11-9 11-9 6-11 11-6)으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일본 탁구의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 처음으로 채택된 혼합복식의 초대 챔피언으로도 이름을 남기게 됐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탁구가 정식 종목이 된 이래 금메달은 언제나 중국의 차지였다. 지난 대회까지 총 32개 금메달 중 28개가 중국 선수의 목에 걸렸다. 1988년 남자단식 유남규, 여자복식 현정화-양영자(이상 한국), 1992년 남자단식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 2004년 남자단식 유승민(한국)을 제외하면 그 누구도 만리장성을 넘지 못했다. 반면 일본탁구의 세계대회 우승은 1979년 평양 세계선수권 대회 때 오노 세이지가 마지막이다. 30년의 암흑기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왔다. 오랜 시간 다져진 팀워크가 복식에서 빛을 발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단식보다 혼합복식은 둘의 케미스트리가 중요하다”라며 “이토는 미즈타니의 부모가 운영하는 탁구 클럽 출신이다. 미즈타니는 이토에게 이웃집 오빠 같은 존재였다”라고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소개했다. 코로나19로 복식 훈련이 금지됐지만 15년 이상 함께 뛴 이들에게는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일본 언론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요미우리는 “마침내 탁구 왕국 중국의 아성을 무너뜨렸다”라며 “시즈오카현 이와타 출신의 동향 미즈타니, 이토 페어가 일본 탁구계의 비원을 풀었다”라고 소개했다. ‘도쿄 스포츠’도 “마침내 역사가 움직였다”라며 “일본 탁구가 왕국을 격파했다. 단식과 단체전에서도 우승을 목표로 할 만 하다”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닛칸 스포츠’는 “미즈타니는 중학교 2학년 때 독일로 유학 가 어려운 환경을 견뎌냈다”며 “금메달의 빛이 일본 탁구계를 비추고 있다. 뒤돌아보면 그가 걸어온 긴 터널이 아득히 멀어져 있다”라고 탁구 암흑기를 스스로 돌파한 미즈타니의 성과를 칭찬했다. 올림픽 개회 전까지 화제를 끌지 못했지만 하나 둘씩 새로운 스타들이 나오면서 부정적이던 일본 국내 여론도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유도 동반 금메달을 딴 아베 남매,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니시야 모미지에 이어 첫 탁구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은 현재 금메달 8개로 전체 1위를 달리는 중이다. 차승윤 인턴기자 2021.07.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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